본문 바로가기
서브컬쳐

카이키 데이슈는 정말 악당인가? – 사기꾼이면서 가장 현실적인 조언자

by 글만있다 2025. 4. 26.
반응형

모노가타리 시리즈를 보면 명확한 ‘악당’이라고 할 만한 캐릭터가 거의 없다.
각자 나름의 사정과 논리를 가지고 행동하며,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는 인물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카이키 데이슈(貝木泥舟)**는 가장 모호한 위치에 있는 캐릭터다.
그는 거짓말을 일삼는 사기꾼이면서도, 때때로 누구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남긴다.
그는 센고쿠 나데코를 타락시킨 장본인이면서도, 결국 그녀를 구한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카이키는 진정한 악당일까?
아니면 단순한 사기꾼일까?
혹은 세상의 진실을 알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인간일까?

이번 글에서는 카이키 데이슈라는 캐릭터를 통해 ‘악당’의 정의와 그의 역할에 대해 분석해보려 한다.

 

 

 

1. 카이키 데이슈 – 돈을 사랑하는 남자

카이키는 **‘돈이 전부다’**라는 신념을 가진 사기꾼이다.
그는 괴이 같은 비현실적인 것에 관심이 없으며, 철저히 현실적이고 논리적으로 행동한다.

그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 사람들을 속인다. → 나데코에게 거짓 신을 믿게 만들고, 학생들에게 가짜 부적을 팔아 돈을 번다.
  •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 "돈이 되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
  •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는다. →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감성적인 말보다는 현실적인 충고를 한다.

 

겉으로 보면 그는 단순한 사기꾼이며, 그가 하는 일은 명백히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
하지만 모노가타리 시리즈에서는 오히려 이런 그의 냉정함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나데코를 타락시킨 장본인 – 카이키의 죄

카이키는 센고쿠 나데코를 타락시키고, 그녀를 ‘거짓 신’으로 만든 인물이다.
그는 나데코에게 가짜 부적을 팔아, 그녀가 **‘저주를 푸는 의식’**을 통해 괴이를 만들어내도록 유도했다.

즉, 나데코의 비극적인 전개를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이 카이키라는 점에서,
그는 분명히 ‘악역’의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가 처음부터 나데코를 타락시키려고 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사기를 친 것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감정적으로 나데코를 조종하지 않았으며,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든 관심이 없었다.

즉, 그는 악의를 가지고 행동한 것이 아니라, ‘의미 없는 거짓말’이 하나의 비극을 만들어낸 셈이다.
이 점에서 그는 고전적인 악당과는 차이가 있다.

 

 

 

3. 하지만 결국 나데코를 구한 사람도 카이키다

카이키는 나데코를 망가뜨린 인물이지만,
결국 그녀를 ‘구한’ 사람도 카이키라는 점이 흥미롭다.

센고쿠 나데코가 ‘신’이 되어 폭주하는 상황에서,
아라라기 코요미는 물리적인 힘으로도 그녀를 막을 수 없었고,
센조가하라 히타기의 협박도 그녀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카이키였다.

그는 싸움이나 괴이 퇴치가 아니라, **‘거짓말’**을 이용해 나데코를 설득한다.

 

  • "너는 신이 될 만한 인물이 아니다."
  • "지금이라도 만화를 그리고 싶다면,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 "연애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이 있지 않느냐?"

 

카이키는 나데코를 속이는 방식으로 그녀를 구했다.
그는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나데코 스스로 현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 장면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악당’이었던 카이키가 결국 유일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히려 그가 현실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현실적인 방법을 통해 사람을 움직인다.
즉, 모노가타리 시리즈에서 ‘진짜 해결사’ 역할을 맡은 것은 아라라기가 아니라 카이키였던 셈이다.

 

 

 

4. 카이키의 철학 – 세상은 결국 거짓말로 이루어져 있다

카이키가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인 이유는,
그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철학적인 메시지를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거짓이다."

그의 논리는 이렇다.

 

  • 사람들은 진실을 원하지 않는다.
  • 오히려 거짓말이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될 때가 많다.
  • 진실이 반드시 선한 것은 아니다.
  • ‘행복한 거짓말’이 ‘잔인한 진실’보다 나을 수도 있다.

 

이 논리는 단순한 냉소주의가 아니다.
그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으며, 오히려 감정적인 위선보다 더 솔직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결국, 카이키는 **"거짓말도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인물이다.

 

 

 

5. 결론 – 카이키 데이슈는 진짜 악당인가?

카이키는 사기꾼이고, 거짓말쟁이며, 돈을 위해 사람들을 속인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현실적인 조언자이자 해결사였다.

 

  • 그는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움직인다.
  • 그는 싸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한다.
  • 그의 거짓말은 때로는 사람들을 구원한다.

 

모노가타리 시리즈에서 ‘악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캐릭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카이키는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악역’ 다운 역할을 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인물이다.

그렇다면 그는 악당일까, 아니면 오히려 가장 솔직한 인물일까?

결국, 카이키 데이슈는 ‘세상은 결국 거짓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인간인지도 모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