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라는 유령의 정체 – 그는 정말 유령이었을까?
“시간을 건너온 집념, 혹은 바둑 그 자체”『히카루의 바둑』을 처음 본 독자라면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어? 유령이 나오는 바둑 만화야?”사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령으로 등장한다.중세 시대의 천재 기사였고, 억울하게 승부를 마치지 못한 채 그 집념을 버리지 못했다.그래서 수백 년을 떠돌다가, 우연히 히카루를 매개로 다시 바둑판 앞에 앉게 된다.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사이의 존재는 단순한 유령 이상의 무게를 띠기 시작한다.그는 단지 한 망령이 아니라, 어쩌면 바둑이라는 세계에 깃든 정신성 그 자체가 아닐까.살아 있는 자보다 생생한 유령사이는 투명하다. 히카루에게만 보이고, 만질 수도 없다.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감정이 풍부하고, 명확한 의지를 지녔다.기뻐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때로는 좌..
2025.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