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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포니엄7

숨결 하나까지 살아 있는 감정 – 교토 애니메이션의 연출 미학 교토 애니메이션, 흔히 ‘쿄애니’라고 불리는 이 제작사는단순히 작화가 아름답다거나 배경이 정교하다는 말로는도무지 다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담고 있다.그 무언가란 바로,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감정 묘사,즉 "이건 진짜야"라고 느끼게 만드는 정서의 연출이다.쿄애니의 작품을 보다 보면등장인물이 울지도 않고, 고백하지도 않고,극적인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관객은 갑자기 울컥한다.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데도,오히려 그게 더 아프게 와닿는다.왜일까?말보다 시선, 대사보다 숨소리쿄애니의 감정 연출은크게 외치기보단,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누적된다.대표적인 작품인 《울려라! 유포니엄》, 《빙과》, 《바이올렛 에버가든》을 떠올려 보자.등장인물의 감정이 한순간 폭발하는 게 아니라,시선의 흔들림, 손끝의 떨림,숨을 참는 듯한 정적.. 2025. 6. 22.
울려라! 유포니엄-음악은 도피처인가, 해답인가? 누군가는 음악을 위로라고 말한다.누군가는 음악을 경쟁이라고 부른다.또 누군가는 음악 속에 숨고,다른 누군가는 음악을 통해 자신을 꺼내 놓는다.《울려라! 유포니엄》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다.연습실의 소리, 무대 위의 긴장, 음표 사이에 스며든 감정.그 모든 것들이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음악은 과연 도피처일까, 아니면 해답일까?1. 누군가는 숨기 위해 음악을 연주한다오우마에 쿠미코는 어릴 때부터 유포니엄을 연주했다.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았다.좋아서 한 건지, 그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건지,아니면 어디에도 서툰 자신이무언가에라도 속해 있기 위해 선택한 건지.음악은 때때로 그렇게 시작된다.자신의 감정을 뚜렷이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갈등을 회피하고 싶은 사람들,자신의 세계로 숨어들 구석이 필요한 사람들.쿠미.. 2025. 6. 21.
노조미와 미조레 – 리즈와 파랑새, 우정의 균형이란? 《울려라! 유포니엄》 시리즈의 외전이자 독립적인 작품으로도 손색없는 **《리즈와 파랑새》**는 한 편의 조용한 심리극이다.노조미와 미조레,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이야기는단순한 ‘우정’ 이상의 감정,쉽게 정의할 수 없는 거리감을 다룬다.이 작품은 말보다 ‘침묵’이 많고,설명보다 ‘시선’과 ‘걸음’이 많다.그 속에서 우리는 ‘친하다는 건 무엇일까’,‘같이 있다는 건 어디까지를 말할까’ 같은섬세한 질문들을 마주하게 된다.서로 너무 달라서, 그래서 붙어 있었던 두 사람노조미와 미조레는 음악으로 연결된 친구다.플루트를 부는 노조미는 활달하고 사교적인 성격.오보에를 부는 미조레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아이.둘은 완전히 다른 성격이지만, 그 차이가 오히려 관계를 만들어 왔다.미조레는 노조미가 빛.. 2025. 6. 20.
타나카 아스카 – 리더가 되지 못한 리더의 초상 타나카 아스카.《울려라! 유포니엄》을 본 사람이라면, 그녀가 얼마나 특이한 인물인지 쉽게 느꼈을 것이다.언제나 밝고 유쾌한 태도,지식을 겸비한 악기 설명,합주에서 보여주는 실력과 집중력까지.그녀는 팀 내 누구보다 눈에 띄는 존재다.하지만, 정작 중심에는 서 있지 않으려는 사람이다.리더의 자질을 갖춘 사람인데도,리더가 되길 원하지 않는 사람.혹은, 리더가 될 수 있는 사람인데도끝내 리더가 되지 못한 사람.아스카는 그런 모순적인 인물이다.언제나 완벽하지만, 언제나 한 걸음 물러난아스카는 부부장이다.실력으로나 경험으로나 부원들 사이의 신뢰는 두텁다.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가 ‘진심으로 다가오는 사람’이라고 말하진 않는다.쿠미코 역시 아스카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혼란스러워한다.분명히 다정하고 친절하지만,어딘가 철저.. 2025. 6. 19.
쿠미코와 레이나 – 감정의 이름을 붙이지 않는 관계 오우마에 쿠미코와 코사카 레이나.《울려라! 유포니엄》을 본 사람이라면 이 두 인물 사이의 묘한 긴장감과 밀도를 느꼈을 것이다.둘은 분명히 친구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이 있다.서로를 의식하고, 끌리고, 부딪히고, 감정이 고조되지만…그 어느 누구도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이 글에서는 쿠미코와 레이나,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결로 이어지고 변화해 가는지,그리고 왜 그 감정은 끝까지 ‘말로 규정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1. ‘처음부터 조금 특별했던’ 만남고등학교 입학 첫날부터 쿠미코는 레이나를 의식한다.사실 그보다 앞서, 중학교 때 같은 대회에 출전했던 기억이 둘 사이에 놓여 있다.그리고 그때 쿠미코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전국 대회 같은 거, 별로 기대 안 했어.. 2025. 6. 18.
왜 그녀는 특별해지고 싶었을까? – 코사카 레이나의 선택 코사카 레이나.《울려라! 유포니엄》을 본 사람이라면 잊기 어려운 이름이다.흰 피부, 검은 긴 머리, 날카롭고도 투명한 눈빛.그리고 언제나 고고한 태도로 자신을 다잡으며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말하는 소녀.이 글에서는 레이나가 그토록 ‘특별함’에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그 집착이 그녀의 외로움, 욕망, 그리고 인간적인 고뇌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천천히 들여다보려 한다.1. "나는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레이나의 ‘특별함’에 대한 갈망은 단순한 허영이 아니다.그것은 자기 자신을 증명하고자 하는,그리고 세상과의 단절 위에서 균형을 잡고자 하는 일종의 자기 방어이자 욕망이다.그녀는 실력이 뛰어난 트럼펫 연주자이고, 항상 눈에 띄는 존재지만,그만큼 주변과의 단절감도 크다.친구들과 무리 지어 다.. 2025. 6. 17.
메인 악기도 아닌데… 왜 쿠미코는 유포니엄을 고집할까? ‘유포니엄’이라는 악기.현란한 솔로도 없고, 무대의 정중앙에 서지도 않는다.관객의 시선은 대부분 트럼펫이나 플루트 같은 높은 음색에 쏠려 있고,유포니엄은 언제나 그 뒤편, 어딘가에서 조용히 울리고 있다.그런데도 오우마에 쿠미코는 고등학교에 들어가 다시 유포니엄을 잡는다.어쩌면 억지로, 어쩌면 습관처럼. 하지만 그 선택이그녀의 성장과 맞물리며, 점차 아주 특별한 의미를 띠게 된다.이 글에서는 쿠미코가 유포니엄이라는 악기를 ‘왜’ 고집하게 되었는지,그 선택이 그녀의 감정과 인생에 어떤 방식으로 맞닿아 있는지 생각해 본다.1. 말 많은 쿠미코, 말 없는 유포니엄쿠미코는 겉으로는 무심한 척, 적당히 거리를 두며 살아가는 인물처럼 보인다.하지만 실상은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하고, 감정에 휘둘리는 타입.. 2025.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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