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가타리 시리즈를 처음 접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특이한 제목들이다.
<바케모노가타리(化物語)>, <니세모노가타리(偽物語)>, <카부키모노가타리(傾物語)>…
비슷한 패턴을 가진 단어들이 계속 등장하며, 읽을수록 더 많아진다.
하지만 단순히 ‘시리즈물이니까 제목이 많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모노가타리 시리즈의 제목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각각 특정 캐릭터와 그들의 이야기를 상징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모노가타리는 이렇게 다양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각 제목은 해당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될까?
이번 글에서는 모노가타리 시리즈의 제목 체계를 분석해 보자.
1. 공통점 – 모든 제목이 ‘모노가타리(物語)’로 끝난다
모노가타리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제목이 ‘〇〇모노가타리(〇〇物語)’라는 형식을 따른다는 것이다.
이 ‘物語(모노가타리)’라는 단어는 일본어로 ‘이야기’라는 뜻이다.
즉, 이 시리즈의 핵심은 결국 ‘이야기’ 자체라는 것.
각 제목은 단순한 명사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이야기인지 정의하는 역할을 한다.
니시오 이신은 단순한 연작 소설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쌓아가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이러한 제목 체계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2. 제목과 캐릭터의 관계
각 작품의 제목은 해당 작품에서 중심이 되는 캐릭터를 반영한다.
그리고 그 캐릭터가 겪는 사건이나 변화가 제목에 녹아 있다.
대표적인 예시들을 살펴보자.
(1) 바케모노가타리(化物語) – 괴물 이야기
‘化物(바케모노)’ = 괴물, 또는 변하는 것
- 주인공 아라라기 코요미가 괴이(요괴)와 얽히는 이야기의 시작
- 센조가하라, 하네카와, 칸바루 등 여러 인물들이 ‘괴이’라는 존재에 의해 변화하는 모습
- ‘괴물(化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단순한 괴이뿐만 아니라 인간 자체도 변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강조
즉, 바케모노가타리는 **‘괴물과 인간, 그리고 그 경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뜻을 가진 제목이다.
(2) 니세모노가타리(偽物語) – 가짜 이야기
‘偽物(니세모노)’ = 가짜, 위조품
- 아라라기의 동생들(파이어 시스터즈)인 카렌과 츠키히가 중심
- 정의를 믿는 카렌, 하지만 그녀의 정의는 ‘진짜’가 아닌 ‘가짜 정의’
- 츠키히는 사실 인간이 아니라 요괴 같은 존재, 즉 ‘가짜 여동생’
이 작품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탐구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가짜라도 노력하면 진짜가 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즉, 니세모노가타리는 **‘가짜이지만 진짜가 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
(3) 네코모노가타리(猫物語) – 고양이 이야기
‘猫(네코)’ = 고양이
- 하네카와 츠바사의 이야기
- 하네카와가 ‘블랙 하네카와’라는 고양이 괴이로 변하는 사건
- 하네카와 자신도 자각하지 못한 감정이 ‘고양이’라는 형태로 나타남
여기서 고양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그녀의 억눌린 감정이 드러나는 상징이다.
즉, 네코모노가타리는 **‘하네카와 츠바사라는 인간의 감정이 고양이 괴이로 나타나는 이야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
(4) 카부키모노가타리(傾物語) – 기이한 이야기
‘傾(카부키)’ = 기울어진, 특이한, 또는 ‘카부키(歌舞伎)’의 의미
- ‘시간 여행’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
- 아라라기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하치쿠지를 살리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래가 변해버림
- 이야기의 전개가 정상적이지 않고,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기울어진다
‘카부키’라는 단어는 원래 일본 전통극의 이름이지만, 여기서는 **‘기울어진 것, 이상한 것’**이라는 뜻이 더 강하다.
즉, 카부키모노가타리는 **‘비틀어진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3. 제목이 많아지는 이유 – 이야기의 확장성
모노가타리 시리즈의 제목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는,
그만큼 **‘각각의 캐릭터에게 초점을 맞춘 개별적인 이야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바케모노가타리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니세모노가타리, 네코모노가타리 등을 거쳐 점점 더 깊이 있는 개별 서사로 확장되었다.
즉, 제목이 많아진다는 것은 단순한 시리즈 확장이 아니라, 캐릭터 개별 서사에 대한 집중과 차별화를 의미한다.
4. 결론 – 모노가타리의 제목은 곧 ‘캐릭터의 이야기’이다
모노가타리 시리즈의 제목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 각각의 제목이 해당 캐릭터의 이야기를 반영한다.
- 제목이 곧 이야기의 주제와 철학을 담고 있다.
- 단순한 시리즈 확장이 아니라, 캐릭터 중심 서사의 개별성을 강조하는 장치다.
모노가타리 시리즈에서 ‘이야기(物語)’라는 단어는 단순한 스토리가 아니다.
이 시리즈에서 ‘이야기’는 곧 캐릭터의 변화와 성장, 그리고 관계를 의미하는 요소다.
그러니 제목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모든 캐릭터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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