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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쳐

욕망이 만든 괴물 – 나락, 인간의 끝에서 태어난 존재

by 글만있다 2025.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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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야샤 속에서 ‘악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존재는 바로 **나락(奈落)**이다.
온갖 계략과 음모로 주인공 일행을 괴롭히고,
사혼의 구슬을 탐하며 끝없는 악행을 저지른다.
그는 냉혹하고 교활하며, 결코 인간적인 연민을 보이지 않는 존재처럼 보인다.

그러나 과연 나락은 절대적인 악일까?
그는 처음부터 순수한 악이었을까,
아니면 어떤 이유로 인해 악이 될 수밖에 없었던 걸까?

오늘은 나락이 어떻게 탄생했으며, 그가 진정한 악당인지를 분석해보려고 한다.




1. 시작은 한 인간이었다 – 오니구모의 욕망

나락이 되기 전, 그는 ‘오니구모(鬼蜘蛛)’라는 이름을 가진 한 인간이었다.
몸이 불에 타 크게 다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는,
키쿄우에게 보호받으며 생명을 연명했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인간이 아니었다.
키쿄우를 향한 집착과 욕망을 품고 있었으며,
결국 자신의 몸을 요괴들에게 바쳐 ‘나락’이라는 새로운 존재로 태어났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나락은 처음부터 악마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때 인간이었고,

결국 사랑과 욕망, 그리고 그로 인한 절망이 그를 악의 길로 이끌었다.

이누야샤 속 다른 악당들과 비교해 보면,
셋쇼마루, 카구라, 반코츠 같은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신념이 있었다.
그러나 나락은 철저하게 인간이었기에 더 악랄한 존재가 된 것이다.

그는 요괴가 되면서도 인간의 감정과 집착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결국 키쿄우를 향한 왜곡된 사랑과 질투가 그를 더욱 잔인한 존재로 만들었다.




2. 나락의 가장 큰 모순 – 인간을 혐오하면서도 인간의 감정을 버리지 못함

나락은 자신을 만든 인간이면서도 인간을 혐오했다.
그는 이누야샤와 키쿄우를 속이고,
전국 시대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었으며,
심지어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마저 이용하고 버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끝까지 인간적인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키쿄우에 대한 집착과 미련
  • 이누야샤에 대한 질투와 증오
  • 불사의 몸을 원하지만, 완벽한 요괴가 되지 못하는 두려움


이 모든 것들이 그가 완전히 요괴가 되지 못한 이유다.

순수한 요괴들은 단순히 힘을 추구하지만,
나락은 자신의 감정을 떨쳐내지 못한 채 끝없이 갈등한다.

그렇다면, 나락이 정말 순수한 악일까?
순수한 악이라면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걸어야 하지만,
그는 끝까지 과거의 감정과 욕망에 발목 잡혀 있었다.




3. 최후의 순간 – 진정한 해방인가, 비극적 결말인가?

나락의 최후는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사혼의 구슬을 완성하려 했지만,
결국 이누야샤 일행에게 패배하고, 사혼의 구슬과 함께 소멸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나락이 마지막 순간에 남긴 말이다.

  • "나는 어둠을 원했다."

그의 말속에는 단순한 악당의 최후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갈등했던 한 존재의 마지막 선택이 담겨 있다.


그는 결국 완전한 요괴가 되지 못했고,

그렇다고 인간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에게 남은 선택지는 완전한 소멸뿐이었다.

이것이 단순한 악당의 패배라고만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오니구모라는 인간이 마지막으로 해방된 순간일까?




4. 나락은 절대적인 악인가?

나락은 분명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단순히 ‘악’이라는 단어로 정의될 수 있을까?

그는 인간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그 감정이 그를 끝없이 갈등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면서도,

어딘가에서는 계속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원하고 있었다.

이누야샤 속 다른 요괴들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나락이 가장 인간적인 악당이 아닐까?

그는 단순히 강한 힘을 원한 것이 아니라,
키쿄우를 향한 욕망, 이누야샤에 대한 질투,

그리고 불사의 몸에 대한 집착이 그를 파멸로 이끌었다.

결국 나락은 완전한 요괴도, 완전한 인간도 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는 악당이었지만, 동시에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 불완전한 존재였다.

그래서 나락의 이야기는 단순한 ‘악당의 몰락’이 아니라,
한 인간이 자신의 욕망에 의해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보여주는 비극에 가깝다.


그렇다면, 나락을 단순한 악당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는 운명에 의해 비극적으로 망가진 한 인간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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